22일 국립극장 해오름 무대…‘자연과 인간의 교감’ 주제 연주회

봄을 맞아 남산에서 자연을 닮은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국립극장 전속단체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자연과 인간의 교감’을 주제로 하는 연주회 ‘무위자연’을 22일 해오름 무대에 올린다.

국악에 깊은 애정을 지닌 미국인 작곡가 두 명의 신작과 한국 창작음악계 대표 작곡가 김영동·임준희의 대표작이 연주될 예정이다. 동서양 작곡가들이 국악기를 통해 ‘자연과 인간’이라는 주제를 어떻게 다르게 풀어냈는지 비교·감상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번 공연은 1995년 국립국악관현악단 창단 이래 최초로 여성 지휘자가 무대에 오른다는 점에서 더욱 화제를 모은다.

이혜경 지휘자. 국립국악관현악단 최초의 여성 지휘자로 무대에 오른다.(사진=국립극장)

 

지휘자 이혜경은 국립국악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및 동 대학원에서 거문고를 전공하고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 연주자로 활동하던 중 마흔 살에 폴란드로 건너가 크라쿠프 음악원에서 10년간 지휘를 공부했다. 치열하게 익힌 서양음악의 지휘법을 토대로, 한국음악의 특성에 맞는 지휘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어 기대를 모은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이번 ‘무위자연’을 위한 신작을 미국인 작곡가 도널드 워맥과 토머스 오즈번에게 맡겼다. 현재 하와이대학교에서 작곡과 음악 이론을 가르치고 있는 도널드 워맥은 80편 이상의 다양한 곡을 써온 작곡가다. 2008년 가야금 연주자 이지영을 위한 가야금 독주곡 ‘줄타기’를 작곡하면서 국악과 인연을 맺었고 이후 굿과 제례를 소재로 하는 곡을 꾸준히 써 왔다.

워맥은 이번 공연에서 2악장으로 구성된 가야금 협주곡 ‘흩어진 리듬’을 선보인다. 산조와 리듬에 관한 작곡가의 철학을 담은 곡으로 그의 오랜 음악적 동료인 이지영이 가야금 협연자로 무대에 오른다.

토머스 오즈번은 하와이대학교 한국학센터 부교수이자 오랜 시간 국악기를 연구해오고 있는 작곡가다. 그 역시 2009년 이지영의 소개로 국악을 접하게 됐는데 황진이와 김소월의 시를 소재로 곡을 썼을 만큼 한국의 문학과 역사에도 관심이 많다.

이번 공연에서는 하루 동안 일어나는 일을 ‘해돋이’ ‘한낮의 소나기’ ‘땅거미’ ‘대보름 축제’ 네 악장으로 구성한 국악관현악 곡 ‘하루’를 선보인다. 국악기에 담긴 새로운 소리를 찾기 위한 작곡가의 노력이 돋보이는 곡이다.

두 해외 작곡가의 작품 외에도 이번 ‘무위자연’ 공연에서는 국악의 대중화에 힘써온 작곡가 김영동의 ‘단군신화’(1982), 전통음악의 현대화 및 세계화에 매진하고 있는 작곡가 임준희의 ‘어부사시사’(2010)를 감상할 수 있다. 김영동의 ‘단군신화’는 악기 편성에 약간의 변화만 있을 뿐 원곡 그대로 연주되고 임준희의 ‘어부사시사’는 70분 길이의 원작을 20분으로 재구성해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국립국악관현악단은 공연에 앞서 작곡가 도널드 워맥과 토머스 오즈번이 함께하는 ‘관객 아카데미’를 운영한다. 외국인이 바라본 한국음악의 특징과 이번 신작에 대해 직접 들을 수 있는 자리다.

22일 공연 시작 40분 전인 오후 7시 20분부터 해오름극장 2층 로비에서 무료로 진행된다. 국립극장 홈페이지(ntok.go.kr)를 통해 국악에 관심 있는 일반인 누구나 사전 신청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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